한국: 온라인 선거조작의 진상을 밝힌 한 사람

지난해 한국정부기관들이 대선 조작을 위해 조직적인 작전을 벌였다는 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혐의에 대해 거의 일 년 동안 시위가 벌어져 왔다. 가장 최근에 밝혀진 바로 야당후보를 비방하거나 현 대통령 박근혜를 칭송하는 내용으로 국정원에서 유포한 2000만 개의 트윗이 추가로 드러났다 [ko]. 이 숫자는 지난 달까지 밝혀진 120만 개의 국정원에 의한 트윗과 국방부 사이버사령부가 게시한 2300만 [ko] 개라는 숫자를 가볍게 넘어선다.

Zaro profile photo sent via email. It is a picture of his young daughter holding a candlelight (detailed explanation photo is written below)

본인의 허락하에 올린 자로의 트위터 프로필 사진. 촛불을 들고 있는 자로의 어린 딸의 사진으로서 작년 대선 이전 한국 정부가 벌인 여론 조작에 항의하는 촛불 시위를 가리킨다.

이 획기적인 폭로를 가능케하기 위해 지난 일 년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했던 한 일반인이 있는데, 그는 자로라는 (@zarodream) [ko] 필명으로 불리우는 40세의 인터넷 사용자이다. 테크놀러지 계통의 일을 해본 경험도, 정치적으로 연관된 곳도 없으며 사무직 종사자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자로는 글로벌 보이스 코리아가 이메일로 물어본 질문들에 친절하게 답했다.

글로벌 보이스: 많은 인터넷 사용자들이 잘 알려진 닉네임 “네티즌 수사대”로 당신을 부른다. 언제 닉네임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 닉네임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제가 ‘네티즌 수사대'라고 스스로를 자처하게 된 것은 국정원 트위터의 흔적을 본격적으로 추적하면서부터 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직접 나서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여러 언론사에 제가 발견한 내용들을 제보하는 것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언론사에서는 제가 제보한 내용들을 무시하더군요. 그리고 보도를 하더라도 제한적인 폭에 그치더군요. 그래서 제가 직접 ‘네티즌 수사대'라는 이름을 내걸고 직접 공개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자 오히려 언론에서 저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이며 제가 만든 자료들을 보도하기 시작하더군요[…] 사안에 따라서는, 특히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언론사나 수사기관에 직접 따로 제보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때로는 수사기관에서 어떤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하면 좋을지에 대한 방법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검찰이 제 글을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검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할 때 보면 제가 제안한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더군요.

글로벌 보이스: 당신이 개인 블로그도 운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자주 방문하는 다른 싸이트가 있나? 보통 무엇에 관해 글을 쓰나?

블로그와 트위터 외에도 저는 ‘Daum 아고라’, ‘오늘의 유머’, ‘MLB파크'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이 세곳 모두 국정원의 여론조작과 종북몰이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것입니다. ‘Daum 아고라'의 경우 국정원 뿐만 아니라 탈북자 단체인 NK지식인연대가 조직적으로 여론조작을 벌인 곳입니다. ‘오늘의 유머'의 경우 국정원이 다수의 아이디로 추천-반대 조작을 한것도 모자라서 아예 종북 사이트로 낙인을 찍어버렸고, 이 사이트의 운영자인 이호철씨는 국정원으로부터 고소당한 상태입니다.

글로벌 보이스: 국정원의 온라인 활동을 추적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얼마나 시간이 걸렸나?

지난 4월에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KCIJ)는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핵심계정 10개를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참 안타까웠던 것은 이 사실에 대해 메이저 언론사들이 외면해버리더군요. 특히 수사를 진행하고 있던 검찰은 국정원 트위터에 대해 수사할 의지 자체를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뛰어든 겁니다. 저는 비록 검찰처럼 수사권도 없고 첨단 장비도 하나 없지만 일개 네티즌도 마음만 먹으면 이만큼이나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저도 생업이 있는 직장인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작업은 밤 늦은 시간부터 새벽까지 이어졌습니다. 하루에 약 3~4시간 정도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軍사이버사령부의 트위터-블로그-게시글 등을 추적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 예상으로는 아마도 국정원보다 훨씬 광범위한 규모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글로벌 보이스: 트위터에서 국정원을 조사하는 세부 방법을 설명해 줄 수 있는가? (자로가 찾아낸 taesan4 [ko], shore0987 [ko] 등 몇몇 인터넷 이용자 ID들이 다음 아고라에 게재되었다)

저는 먼저 핵심계정 10개가 직접 작성하거나 RT한 트윗들을 찾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1차적으로 구글에 핵심 계정을 입력하고 검색을 누르면 다양한 정보들이 쏟아집니다. 특히 구글에는 해당 트윗을 삭제했더라도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핵심계정이 올린 트윗을 누군가가 인용하여 RT를 했다면 원글이 삭제되더라도 그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있게 됩니다[…] 그리고 구글에는 검색을 도와주는 여러 명령어가 있는데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작업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site'라는 명령어를 활용하면 해당 계정에서 사용된 특정 단어가 포함된 트윗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에서 제공되는 여러 트위터 관리 사이트가 제공하는 정보들을 살펴보면 특정 트윗에 대해 누가 RT를 많이 했는지를 볼수 있습니다. 그리고 RT한 내용 중 사진이나 동영상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흔적을 찾기가 더 용이합니다. 

글로벌 보이스: 당신이 국정원의 다른 온라인 활동대신 트위터 활동의 추적에 촛점을 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트위터는 다른 온라인 활동과는 다르게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습니다. 자신이 작성한 모든 트윗과 계정까지 삭제를 하더라도 구글을 통해 검색이 용이하고 빅데이터업체를 통해 복원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서로가 트윗을 주고받고 RT된 내용들을 분석해보면 하나의 사회관계망이 도출된다는 것입니다.

글로벌 보이스: 트위터 ID 사용자의 신원을 파악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나?

뉴스타파가 공개한 핵심계정 10개 중에서도 가장 핵심으로 꼽혔던 대장계정은 ‘nudlenudle'이라는 계정입니다[…] 저는 핵심계정 10개와 동일한 계정으로 이메일을 제공하는 대형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 다음, 네이트, 야후 등에 계정이 있을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회원가입 절차에 나오는 ‘아이디 중복 체크’ 방법을 통해 핵심계정 10개를 확인해봤더니 다수의 아이디가 동일한 계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뉴스타파는 ‘nudlenudle'이 국정원 심리전담 직원 이모씨 라는 것을 최종 확인하게 된 것입니다.

글로벌 보이스: 특정 내용이 국정원에 의해서 작성되었다고 의심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 국정원의 트윗들이 공유한 특정 패턴이 있는가?

가장 큰 특징은 북한에 대한 내용이 상당히 많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일반인들이 알기는 힘든 차원의 정보가 담긴 내용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리고 종북몰이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아직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감춰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꼭 특검이 실시되어야만 합니다.

자로는 뉴스타파의 조사팀 기자들의 노력에 감사를 표했고 겸손히 “자기는 단지 정보를 제보했고 뉴스타파에 가능성을 제시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위의 프로필 사진에 대해 설명했다: 이는 불이 켜진 촛불을 들고 있는 그의 어린 딸의 사진으로서 이 촛불은 정부의 선거 조작을 규탄하기 위해 벌어지는 촛불시위를 가라키며, 그래서 “더이상 촛불이 필요없는 사회”를 보기를 희망한다는 뜻, 그리고 아울러 “그의 딸을 위해 그런 세상을 만드는 것이 자로의 꿈이다”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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