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홍콩 민주화 시위를 미국이 지원하는 색채혁명으로 규정

Occupy Central protesters brought their tents to the sit-in sites to prepare for long term struggle. Photo by PH Yang, non-commercial use.

센트럴 점거 시위참가자가 장기간 농성하기 위해 연좌 농성장에 텐트를 설치했다. 사진: PH Yang, 상업적 이용 금지.

진정한 민주주의 선거를 외치는 대규모 연좌 농성이 벌어진 지 며칠 후, 중국은 이 풀뿌리 운동을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색채혁명이라며 비난했다.

지난 9월 이후, 시위참가자는 홍콩 중심부에 자리를 잡고 2017년 있을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친(親) 중국 후보자추천위원회에서 후보자를 선출하는 걸 거부하고 공개 추천 방식으로 후보자를 선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홍콩 민주단체 ‘사랑과 평화로 센트럴을 점거하라'는 홍콩 정부와 중국 정부가 홍콩 시민 다수가 지지하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선거를 치르지 않을 때 마지막 수단으로 연좌 농성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좌 농성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홍콩 시민 수천 명이 이 시위에 참가했다. 중국공산당을 대변하는 매체 중국일보는 지난 10월 4일부터 몇몇 선동가가 미국 정부에서 지원을 받고 있고, 홍콩에서 중국 당국의 힘을 무너뜨리고자 색채혁명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일보는 더 나아가 10월 11일 자 1면 기사에 이 시위를 “폭동“이라고 규정했다.

색채혁명은 구소련 국가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났던 평화적인 봉기를 의미한다. 미국 정부는 홍콩 민주화 운동에 개입하지 않았다며 중국 정부 주장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색채혁명”이란 단어를 사용함으로 중앙정부가 정한 선거 방식에 홍콩이 따라가는 일이 국가안보와 직결되어 있다는 믿음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중국 의회인 전국인민의회가 홍콩특별행정구 시민이 요구하는 대로 후보자 추천안을 개정하거나 폐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홍콩 친(親)중국 매체 또한 센트럴 점거 시위 배후에 미국 정부가 있다는 음모론을 내놓았다. 홍콩 민주진영이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와 자유를 옹호하는 미국의 비정부기구인 국립 민주주의기금과 접선하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가장 괴상한 주장은 홍콩 고등학생 운동 단체 학민사조 위원장 황즈펑은 미 해병대에서 전투 훈련을 받았으며, 지금은 미국이 황즈펑을 정치계 슈퍼스타로 육성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화 시위참가자는 이러한 소문을 농담으로 치부하고 있지만, 현재 비민주적인 “기능적 선거구” 체제로 홍콩 입법의회에서 다수를 차지한 친(親)중국계 입법의원들은 외세가 개입했다는 음모론에 기초해서 10월 10일 센트럴 점거 시위 뒤에 어떤 음모가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법위원들은 음식, 음료, 문구류, 포스터, 배너가 시위 장소에 풍부하다는 점을 들어 외세가 개입한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홍콩 블로거 Sze Ching Cheun는 이 주장을 비웃었다.

在運動進行得如火如荼之際,建制人士忽然高調重提「外國勢力論」,自然是別有用心,祈望以此打擊運動。[…] 於這場運動中,物資充足竟然被追究為外國勢力侵入的證據。[…]香港人很窮嗎?翻看一些報導,以往各地有天災,香港人的捐款數字驚人,就如四川大地震中,香港民間捐款高達130億。既然如此,捐出兩星期的生活必需品究竟有何困難?[…] 每個人都是各按能力,買了自己的一份,又或多捐幾份,最後集腋成裘,有了現在物資充足的景象。所以,不需外國資金,這些物資香港人還是能夠支付。

센트럴 점거 시위가 잘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친(親) 중국세력은 “외세 개입 이론”을 내세워 시위의 공신력을 떨어뜨리려 하고 있다. […] 시위 장소에 물자가 풍부하다는 점이 이제는 외세가 개입했다는 증거로 사용되고 있다. […] 홍콩 시민이 가난한가? 과거 보고서를 살펴보자. 홍콩에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마다 홍콩 시민은 엄청난 금액을 기부했다. 예를 들어, 2008년 쓰촨 성 지진 때 홍콩 시민은 약 130억 홍콩 달러(약 19억 달러)를 기부했다. […] 모두가 도울 수 있을 만큼 도왔고, 이게 한데 모여서 시위 장소에 물자가 풍부해진 것이다. 우리는 외국에서 기부금을 받을 필요가 없다. 우리가 필요한 건 우리가 사서 쓸 수 있다.

색채혁명과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데 맞서, 9월 중순부터 수업거부운동을 시작한 주요 단체인 홍콩 전상학생연회와 학민사조는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서한에서 홍콩 전상학생연회와 학민사조는 홍콩 시민이 적대감을 느끼는 이유는 홍콩 정부가 선거개혁보고서에 여론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特區政府於第一階段諮詢報告,非但未有如實記錄,更謊稱港人不同意改革立法會制度,無意廢除功能組別。此舉完全漠視民意,拒絕回應港人呼聲期待。港府報告不實,造就今天人大常委頒佈的政改框架。如果港府真誠面對民意,必須承認錯誤,自我修正,將港人對民主的真正意願,納入改革方向。

[…] 홍콩 정부가 작성한 선거개혁보고서에는 홍콩 여론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 보고서에는 홍콩 시민이 입법의회 선거제도 개혁, 특히 기능적 선거구 폐지를 원하지 않는다고 적혀있다. 이 보고서는 홍콩 시민이 느끼는 정치적 염원을 깡그리 무시했다. 전민대 상무위원회는 홍콩 정부가 잘못 작성한 보고서 때문에 잘못된 정치 개혁안을 제시했다. 홍콩 정부가 홍콩 시민에게 한 번이라도 정직하다면, 홍콩 정부는 잘못을 인정해야 하고, 보고서 내용을 수정해서 진정한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홍콩 여론을 정치 개혁안에 담아야 한다.

두 단체는 또한 시민추천제는 중국 지방 선거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제도이며, 따라서 홍콩 시민이 요구하는 바는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更何況,大陸地方政府也有選民提名,公民提名具法理及現實基礎 […] 香港發展至今的佔領運動,絕非顏色革命,而是港人爭取民主的運動。學生當天領頭罷課,至今佔領不同地方,正因梁振英等人一再逆民意而行。[…] 真普選不代表奪權,只是體現《基本法》所載的高度自治、行政管理權。

중국 지방 정부도 시민 후보추천제를 시행한다는 점은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시민 후보추천제를 시행하는 데 필요한 법적, 실질적 근거를 제공한다. […] 센트럴 점거 시위는 색채혁명이 아니다. 이 시위는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위이다. 학생 수업거부와 연좌 농성은 여론과 거꾸로 가고 있는 여타 정부 요인을 포함한 렁춘잉 행정장관에게 보내는 메시지이다. […] 진정한 보통 선거권은 중앙 정부가 가진 권한을 위협하는 게 아니라, 홍콩 기본법이 정한 높은 수준의 자치권과 행정권을 실현하는 일이다.

온라인 시사 평론가 Szeto Tzelong은 두 학생운동단체가 공개서한에서 제시한 시민 후보추천제가 갖는 헌법적 근거를 더 자세히 설명했고, 센트럴 점거 시위는 중국 중앙정부의 권한을 무너뜨리려는 시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雨傘運動的訴求由始至終都是要求民主政制改革,並非推翻內地政權。群眾要求落實「公民提名」、「取消功能組別」,都是不涉及中央的管治。甚至「撤回人大決定」的要求,都是根據中華人民共和國憲法第62(11)條所賦予人大的職權:「改變或者撤銷全國人民代表大會常務委員會不適當的決定」。[…] 內地各級人大選舉法訂明皆有「選民提名」的方式,市民只需十位選民推薦,便能成為候選人。而且,內地的「選舉委員會」只有事務責任,沒有所謂實質提名權。根據一國兩制的精神,香港的法律應該比內地更鬆寛。公民提名一來符合香港的既有方式(立法會、區議會),亦不會超越國家層面的法律。故此,爭取公民提名只是維權運動,稱不上為奪權,更不用說革命。

시위 첫날부터, 우산 운동 시위참가자는 민주적 정치 개혁을 요구했다. 이는 중국 중앙정부를 전복하자는 이야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시민 후보추천제”와 “기능적 선거구” 폐지는 중국 중앙정부 권한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못할 것이다. “중국 전민대가 결정한 사항을 철폐하자”라는 주장도 중국 헌법 제62조 11항에 따라 주장한 것이다. 중국 헌법은 전민대가 “전민대 상무위원회에서 결정한 사항을 수정하거나 철폐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명시한다. […] 중국 본토에서는 지방 선거가 열릴 때, “투표자 추천제”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투표자 추천을 10표 이상 받은 시민은 누구나 후보자가 될 수 있다. 또한, 중국 본토에서는 “선거 위원회”는 지극히 행정적인 역할만 수행하며 실질적인 후보자 추천 권한은 갖고 있지 않다. “일국양제” 원칙에 따라, 홍콩 선거법은 중국 본토보다 더 유연해야 한다. “시민 추천제”는 현재 구의원 선거나 입법의원 선거에서 시행 중인 내용과 일치하고, 중국 본토 법에 저촉되는 일도 없다. “시민 추천제”를 위한 싸움은 단순한 시민권 운동이지, [중국 중앙정부에서] 권한을 뺏어오려는 시도나 [색채]혁명을 일으키려는 시도가 절대 아니다.

중국 인권변호사 탱 비아오는 홍콩과 중국 본토는 서로 같이 가야 될 운명이며, 홍콩에서 일어나는 민주화 운동도 결국에는 중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탱 비아오는 이 딜레마를 ‘감당할 수 없는 혁명의 무게‘라고 불렀다.

极权的本质是要控制一切,极权专制之下,不会允许自由制度的存在。让香港人有真正的普选,就是允许专制堤坝出现一个裂缝,这个裂缝将会导致专制的崩溃。[…] 香港人不单是为香港争民主,在客观上也是在为中国争民主。对于本土意识逐渐增强、希望去中国化的香港人来说,这是一个相当吊诡的事实。[…] 现在,香港人承担了不可承受的革命之重,香港人为越来越不认同的那片土地上的人民来争取民主 […]

독재는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 한다. 권위주의 체제는 자유 체제가 존속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다. 중국 권위주의 체제는 홍콩 시민이 요구하는 보통 시민권을 중국 독재정권이란 댐을 결국 무너뜨릴 수 있는 구멍이라고 여긴다. […] 홍콩 시민은 홍콩만을 위한 민주주의를 쟁취하려고 싸우는 게 아니다. 현 정치적 맥락에서 홍콩 민주주의 운동은 중국에서 민주주의를 쟁취하고자 싸우는 운동으로 의미가 확장되었다. 이는 홍콩 시민에게 모순된 현실로 다가온다. 왜냐하면, 홍콩 시민은 그동안 중국 본토와 구별되는 색채 강한 정체성을 지녀왔고, 중국과는 거리를 두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 홍콩 시민은 견딜 수 없는 혁명의 무게를 지고 있고, 동질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중국 본토 사람에게도 민주주의를 전해주기 위해 싸우고 있다. […]

홍콩 우산 혁명을 다룬 심층보도는 여기서 더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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