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아시안 게임에서 자존심 구겨지다

11월 17일, 대만의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 양수쥔은 베트남 선수와의 대결 중 “불법 전자 호구” 를 착용했다는 이유로 2010 아시안 게임에서 실격당했다. (“전자 호구”는 흔히 “태권도 전자 양말”이라 불리는 전자 측정 기기를 뜻한다) 이 사건은 대만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이 사건은 온라인 포퓰리즘과 연결된 후 국가적인 분노를 일으켰다. 2만 7천명 이상의 대만 페이스북 유저들의 분노는 온라인 안티 악당 캠페인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논란의 중심에 선 심판

엔가젯 차이니즈(Engadget Chinese) 기술적 관점에서 이번 논란을 소개했다. 그는 “전자 양말(이하 전자 호구)” 의 목적이 태권도에서 심판이 성공적인 공격을 기록할 수 있도록 돕는 기기임을 지적하면서 양수쥔의 구 버전 “전자 호구”이 기록에 영향을 줄 수 있었다고 적었다. 그러나 그는 심판은 그녀를 실격시키는 대신 경고를 주고 호구를 교체하게 했었을 수도 있었다:

本屆亞運會規則從嚴,不符合 規定會馬上被判失去資格,與一般跆拳道比賽,選手護具、衣服、牙套出現問題,以罰分或警告處罰不同。

선수가 실수를 하는 즉시 실격시키는 걸 보아, 이 아시안 게임의 규칙은 매우 엄격한 듯 하다. 다른 경기들에서는 태권도 선수가 옷, 치아 보호구 또는 보호구 등 규정에 맞지 않는 도구를 쓰면 주로 경고나 감점으로 끝나는 데 말이다.
아동(A Dong) 은 시합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보여주기 위해 관련 영상들을 모았다. 아래에는 두 동영상이 있다. 첫번째 동영상은 양수쥔과 베트남 선수의 경기 기록이다. 양수쥔이 더 잘한다는 것이 보인다. 두 번째 동영상은 양수쥔이 이 판정에 대해 얼마나 놀랐는지를 보여주는 다소 감정적인 영상이다. 그녀는 어떤 일이 일어난 건지 계속해서 물어보았고,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인 채 경기장을 떠나는 것을 거부했다.

양수쥔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네티즌들은 재빨리 온라인 스티커 캠페인을 시작했다:

번역: 화이팅, 양수쥔! 우린 당신이 자랑스러워요!

여성 태권도 국가대표이자 ‘대만의 빛’ 이라고 불리는 수리웬 (蘇麗文)은 심판에 항의의 뜻을 표시하며 이 일에 정치가 개입되어있다고 믿고있다 :

當選手這麼多年第一次看到這如此離譜的抹黑!!而且我們的得分全是上端動作。
以我們世界前三的實力根本無須對差距很大的對手做這些小動作!這根本是政治抹黑!
抹煞選手的運動人格!選手的努力就為了這一刻,不管輸贏都要為台灣而戰!
就算戰死在賽場上,也沒關係。但是就是無法接受這樣的抹黑和不公平事件!
我真的氣瘋了!!台灣人不是這樣好欺負的!黃顯詠選手就證明了這一點!
往後還有三天,我們會使盡全力把你們的欺負和汙辱全部一次討回來!!
看著吧,台灣人不是好欺負的!

국가대표로써 몇 년동안 있었지만, 이렇게 터무니없고 악독한 결정은 처음봐요!! 특히 최고 수준의 액션을 선보여서 점수를 얻은 것인데 말이죠. 
우린 세계 3위인, 우리와 같은 레벨에 있지 않은 상대하고의 싸움에서 반칙을 저지를 이유가 없다구요! 이건 분명 정치적으로 뭔가가 있는 거예요!
이건 선수의 스포츠 인생을 엄청나게 불공정한 방법으로 상처입히는 짓이예요! 지금 이 순간을 위해 모든 선수들이 땀을 흘리는 거라구요. 이기든 지든, 대만을 위해 싸우기 위해!
게임에서 지는 건 별 문제가 안되지만, 우린 이런 수작과 불공평한 대우를 참을 수 없어요!
너무너무 화나네요!! 우리 대만인들은 깡패짓을 위한 사람들이 아니예요! 황 시엔웅이 그걸 증명했어요! (주: 황 시엔웅은 시합 후 금메달을 따낸 다른 여자 태권도 선수이다)
남은 사흘 동안,우린  이 폭력과 수치를 갚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지켜보라구요, 대만인들은 이 수치를 참지만은 않을테니까.

과연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논란은 정치적으로까지 번졌고  대만 체육부 는 온라인을 통한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zht].  많은 격분한 대만 페이스북 유저들은 체육부가 강경하게 대처하지 않고 실격에 대해 항의하지 않은 것에 대해 비난했다.

我們不禁要問,當多數的台灣人民看到這樣極不合理的判決而譁然時,台灣政府為何可以如此理性?我們當然不是要它跟中國政府大吵一架,或是杯葛這次的賽事,但台灣政府連最起碼的態度都不願意演一下…

전 이 불공평한 판단이 대다수의 대만인들을 충격에 빠뜨린 가운데에서도 대만 정부는 그렇게 이성적일 수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군요.  물론 우린 정부가 중국 정부와 싸우거나 아시안 게임을 보이콧하기를 바라지는 않아요. 하지만 대만 정부는 적어도 더 적극적으로 보여야 해요..

감정이 격해지면서 한국계 필리핀 심판과 중국 본토 출신 심판에 대한 인종차별적 말들 또한 나오기 시작했다. 중국 본토에서도 이 사건에 대한 논쟁은 있다. 티엔야의 누리꾼 ‘큰 참새’ (Big sparrow)는 중국 본토에서 온 다른 선수들 또한 태권도 시합에서 실격당했음을 지적 했다. 또 다른 티엔야 누리꾼 5218734는 이렇게 말했다:

棒子+菲律宾猴子 双重国籍的裁判整的事,你不去骂裁判,反而怪到中国头上了,还说中国阴谋论,脑残吧。。。中国亚运会拿100多个金牌分分秒秒的事,还用的着干这事? 弯弯媒体反正知道,只要是中国“打压”台湾的新闻,就等于升职+奖金大大地,让我们拭目以待,看看弯弯媒体会找到几条 “打压“的证据,只要自己输了就是老共的阴谋, 厌倦了弯弯天天喊被打压的悲情牌, 天天吵吵闹闹的, 自己作弊也说被打压, 比赛前服用兴奋剂没有查出来,比赛完后,被查出你服用兴奋剂,然后处罚你就是打压???

이중국적을 가진 그 한국계 필리핀인은 결정을 내렸습니다….심판을 원망하는 대신 중국을 원망하고 중국의 음모라며 모함하다니, 어리석기 짝이 없군요…중국은 현재까지 100개가 넘는 금메달을 땄고, 매 초 매 분마나 이기고 있는데 왜 우리가 반칙을 저지르겠어요? 대만 언론 전문가들은 그 사람들이 중국이 대만을 ‘압박’ 하는 자료들만 보도하면, 그들은 승진하고 두둑한 보너스도 챙길 수 있다는 걸 압니다. 대만 언론이 ‘억압’ 에 대해 얼마나 알아낼 지 한번 지켜보자구요. 대만이 지면, 그들은 이게 공산주의자들의 음모라 하겠죠. 대만 언론이 ‘탄압’ 이라고 외치고 다니는 데에는 아주 신물이 났어요. 그 사람들은 항상 소리지르고 논쟁하면서 대만인들이 반칙을 저질렀을 때에도 그 사람들이 탄압받고 있다고 말해요. 만약에 당신이 게임 시작 전이 아니라 끝난 후에 약물 복용으로 걸렸다고 칩시다. 당신이 이걸로 벌을 받으면 그것도 ‘탄압’ 이라 부를까요?

포퓰리즘 정치

페이스북이나 플러크같은 소셜 미디어 매체들은 대만에서, 특히 국제 스포츠 대회때마다 자주 감정적인 증오와 애국심을 가속화시키는 본거지가 되고는 했다.  다가오는 시장 선거와 더불어 이루어지는 조작들 또한 온라인 캠페인에 불을 지피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논란이 된 경기 결과가 심판을 향한 분노로 나타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제적 명성을 가진 태권도 코치이자 심판 그리고 전 선수였던 청 다웨이 (鄭大為)는 논란의 여지가 있던 결정으로 인해 엄청난 반대 시위와 모욕을 경험해야 했었다. 2009년 홍콩에서 열린 동아시안 게임에서 그는 대만 선수의 목 부분에 날린 한국 선수의 다소 문제가 된 공격에도 불구하고 한국 선수가 이겼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청 다웨이의 가족들은 “우리 민족을 지지하지 않았다” 는 이유로 분노에 휩싸인 사람들에게 각종 모욕을 당했고, 이를 참지 못한 그의 한국인 아내는 결국 그를 떠났다. 포퓰리스트들의 압박에 못이겨 청 다웨이는 국립 태권도 협회에 의해 3년동안 심판 자격을 정지당했다.  그가 공정한 심판을 했기 때문에 청 다웨이의 평판과 직업을 살리기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zht]도 진행되었지만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Orbisx는 포퓰리즘적 민족주의가  위선적이라고 밝혔다 :

台灣人有時候真的很假仙,平常國家國格被踐踏、國家定位不清都漠不關心,運動員被搞的時候卻又好像亡國一般,實在非常捨本逐末。

가끔씩 대만 사람들은 정말 위선적이예요. 조국과 조국의 위상은 항상 짓밟히고, 국가정체성도 엉망인데도 사람들은 거의 신경도 안쓰죠. 그런데 선수에게 무슨 일만 일어나면 사람들은 우리 나라가 망했다는 것처럼 생각해요. 근본적인 원인은 무시하면서 증상에만 집중하는 거랑 똑같아요.

PipperL과 같은 몇몇 네티즌들은 국민 감정이 소셜 미디어와 주요 언론간의 상호 작용에 의해 비이성적인 분노로 확장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게 네티즌들이 개선시킬 수 있는 일일까? 아니면 소셜 네트워크의 포퓰리즘이 부족화(:tribalization)를 부추기게 될 것인가? 이제 남은 건 사태를 지켜보는 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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